파리라는 도시가 가진 색은 사실 여름과 어울리는 색은 아닙니다. 회색빛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파리는 환하고 쨍한 이미지보다 도시 특유의 환경이 가진 무채색으로 시크함을 가진 도시로 표현되곤 하죠. 그러나 비가 자주 내리는 파리에서 유일하게 맑은 날씨를 보여주는 계절이 바로 여름인데요. 그래서 이 계절은 더욱 기대가 되고 시민들의 맘을 설레게 합니다. 이곳 파리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주목을 받는 장소가 하나 있습니다. 1930년대에도 그리고 몇 십년의 세월이 흐른 올해에도 파리지앵들의 사랑을 받는 곳, 바로 호텔 몰리토(Molitor)입니다.

  

■ 역사를 간직한 호텔 몰리토에서 보내는 특별한 여름



노랑, 파랑 그리고 흰색. 세 가지 색의 조합은 언제나 완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몰리토 호텔의 모습입니다. 수영장을 가운데 두고 둘러싼 호텔의 모습은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시원함을 제대로 담고 있습니다. 파리 중심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방센 숲 옆에 위치한 이 호텔은 지리적인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이곳에서 숙박 또는 식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비는데요. 한 귀족의 저택같은 웅장하고 엘레강스한 분위기를 지닌 파리의 특급 호텔들과는 차별화된 이곳에서 즐기는 여름은 특별함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몰리토 호텔의 빈티지한 분위기가 보여주듯 이곳은 근래에 들어서 주목받는 곳이 아닌 1929년대에 지어진 역사가 있는 장소입니다. 원래 이곳은 파리 최초의 수영장으로 지어진 곳인데요. 수영장으로 문을 연 이후 60년간 부르주아 파리지앵들의 아지트로서 매년 여름은 핫하게 만든 곳입니다. 또한 그 역사에 걸맞게 1946년 최초로 비키니를 선보인 장소이기도 한데요. 1989년에 폐장된 이후 오랜시간 그곳은 그래피티로 뒤덮인 방치된 공간으로 남겨져 있었지만 2014년 호텔로 재개장함으로서 예전에 명성을 그대로 찾았습니다.


■ 돌아온 파리지앵의 서머 아지트

  



수영장의 모습은 원래 모습을 그대로 복원시켰고, 방치되어 있던 당시 건물의 그래피티 모양들은 인테리어로 재활용되어 호텔 곳곳을 장식했습니다. 역사와 아름다움이 그대로 공존하고 현대적인 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 호텔 몰리토는 재개장된 지 3년만에 이곳은 파리지앵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굳이 숙박을 할 이유가 없는 파리지앵들도 여름이면 이 호텔을 방문하는데요. 그 이유는 이곳 옥상의 루프탑 바가 여름 시즌마다 문을 열기 때문입니다. 안쪽으로는 시원한 수영장이 보이고 바깥쪽으로는 파리의 방센 숲과 에펠탑이 보이는 광경. 여기에 몰리토 호텔만이 선보이는 시원한 색깔의 칵테일은 이곳이 왜 파리의 여름 아지트인지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필요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가 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는 호텔 몰리토. 이 감각적인 건물은 또 다시 태어난 새로운 역사적인 장소로서, 또한 파리의 여름을 책임져 줄 장소로서 파리의 방문자들의 체크리스트에 새롭게 그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