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렸던 재즈 콘서트 ‘서머 재즈 나잇(Summer Jazz Night)’. 이 공연은 플랫폼-엘에 모인 관객들이 한 여름의 더위도 잊게 할 만큼 멋진 재즈 선율 속으로 빠져들게 했는데요. 이 날 멋진 공연을 선사했던 ‘김가온 트리오’의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 교수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내내 음악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흠뻑 묻어났던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의 문화인 인터뷰를 지금 만나보세요!


■ 즉흥 연주에서 시작된 재즈, 결국에는 음악!




<interview>


Q. 지금 인터뷰를 보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간단하게 인사 부탁 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입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 문화예술공간 플랫폼-엘에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이 공간에서 연주를 했었는데 예쁘고 멋진 플랫폼-엘은 연주를 하기에 좋은 곳 같습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어느 미술관처럼 중정이 있어 미국에 있을 때 생각도 나는데요. 연주를 했던 그날 밤은 정말 무더웠지만 재미있게 연주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Q. 포털에 ‘재즈 피아니스트’를 검색하면 자동완성으로 ‘김가온’이 뜰 만큼 유명한 아티스트이신데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수 많은 악기 중 피아노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악기를 어렸을 때부터 많이 만졌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2~3년 정도 피아노를 공부했는데 그때는 계속 음악을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중•고등학교 때는 혼자서 음악을 즐기는 편이어서 기타를 배웠는데 재즈의 본래형이라고 하는 즉흥 연주를 알게 됐고 좋아했어요. 그러다 고3 때 음대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작곡과에 들어가게 됐죠.


이후에 음악 연주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클래식 지휘자나 즉흥 연주를 좋아해서 관련된 무언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것들을 연결 시켜 보니 '재즈 피아니스트'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재즈가 좋아서 재즈를 시작했다기 보다는 즉흥 연주가 좋아서 재즈를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Q. 즉흥 연주를 하는 것이 좋아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하셨는데요. 그럼에도 음악을 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 정말 많았습니다. 음악을 좋아서 시작하긴 했지만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시작이 늦었는데 좋은 뮤지션이 될 수 있을까?’하는 등의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이 고민들은 유학을 가서도 계속됐는데 지휘자 공부를 한 학기 정도 하기도 하고 음악은 취미로 하고 음악 관련 사업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고민했던 것들은 대부분 음악의 바운더리 안에 있었는데 음악 외에 다른 것들은 오랫동안 고민해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Q. 좋은 뮤지션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김가온이 생각하는 좋은 뮤지션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 제가 좋아하는 어떤 시인이 있습니다. 그 시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 사람이 평소 말하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삶이 모두 시로 표현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마찬가지로 음악도 그 사람의 삶이 녹아져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재즈는 그 사람이의 연주 스타일만 봐도 내성적인 사람인지, 한 성격 하는 사람인지가 음악에 묻어납니다. 그래서 좋은 뮤지션은 아무래도 좋은 사람이어야 할 것 같은데요. 물론 테크닉적으로도 많은 공부를 해야 하지만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음악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뮤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장르에 관계 없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우선 아빠가 작곡한 곡을 한 곡 들려 주고 싶은데 1집 앨범에 수록된 ‘The Door’라는 곡이 있습니다. 세상에 문을 두드리는 테마로 만든 곡이라서 막 태어난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네요. 그리고 아이 엄마도 앨범을 냈기 때문에 보보의 ‘늦은 후회’도 들려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곡을 더 꼽자면 인류 역사상 절대 없어지면 안 되는 곡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들려 주고 싶은데요. 아이에게 예술적인 감성을 심어 주고 싶은 마음에 이 곡을 들려주고 싶네요.


Q. 플랫폼-엘에서의 공연이 인상 깊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평소 공연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예술의 전당에서 ‘재즈 페스타’라는 야외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야외 공연은 항상 소음이 문제가 됩니다. 공연장이 서초동 대로변이다 보니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요. 솔로로 부드러운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박자에 맞춰 경적소리가 울려 도심의 느낌이 물씬 나는 연주가 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의 스타일
 

 


<interview>


Q. 플랫폼-엘은 루이까또즈의 시그니처 퀼팅 패턴이 모티브가 돼 건물이 지어졌는데요. 평소 음악적 영감을 주는 요소들이 있나요?

- 개인적으로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데요.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는 장면들이 어느 순간부터 음악적인 영감이 되어 줄 때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나오는 작품들이 있어서 평소 사진전을 다니거나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영감을 주는 또 다른 요소들이 있다면 남과 여, 부모 그리고 나와 타인 등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느꼈던 감정에 얽힌 곡들을 많이 쓰고 있죠. 


Q. 공연을 할 때 뿐만 아니라 평소 스타일이 너무 멋지신데요.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제가 좋아하는 자켓이 있습니다. 공연 때만 입는 하얀색 자켓인데 평소에는 입기 부담스럽지만 검은색 피아노 앞에서는 굉장히 멋집니다. 피아노와도 잘 어울리고 주변에서도 반응이 좋아 자주 입는데요. 이외에는 악세서리를 조금씩 활용하는 편인데 예를 들어 반지를 리듬을 쳐주는 용도로 활용한 적도 있습니다.


Q. 본인이 소속된 그룹 ‘모색’ 앨범 발표는 작년이었는데 김가온 개인 앨범은 나온 지 꽤 되었는데요.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의 3집 앨범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 사실 3집 앨범은 3년 전에 나오는 것으로 준비 중이었는데요.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아내가 임신 중이어서 굉장히 위험했던 때라 녹음 일정을 미뤄뒀는데, 첫째가 태어나고 둘째가 생기다 보니 계속 미뤄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직업상 다른 남성분들에 비해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육아나 집안일에 참여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3집 앨범으로 준비했던 곡들을 조금씩 다듬다 보니 더 좋은 곡에 욕심이 생겨 아마도 내년 즈음 3집 앨범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재즈는 사람의 삶이 많이 반영되는 음악인 것 같은데요. 재즈가 어렵게 느껴지는 일반인들이 재즈음악에 다가가기 쉬운 방법이 있다면요?

- 재즈라는 음악을 많은 분들이 어려워합니다. 우선은 연주회를 가서 라이브로 그 순간의 에너지와 흥겨운 느낌들에 익숙해 지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러다 보면 관심이 생기는 곡과 뮤지션이 생기게 되는데요. 그때부터 조금 조금씩 알아 가게 되면 됩니다. 사람들은 귀에 익숙한 멜로디를 좋아하기 때문에 재즈라는 즉흥 연주의 세계가 사람들은 어려울 수 있는데요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즉흥 연주를 즐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재즈가 너무나 재미있는 음악이 될 겁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 제가 한국에 와서 본격적으로 연주 생활을 한지 8~9년 정도 되어 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음악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작업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결혼을 해 가정 생활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시간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어떤 때는 연주와 곡 작업을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지금 살고 있는 삶들이 제 음악의 일부가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앨범을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신다면 제 삶이 더 묻어나는 음악을 선사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평소 좋은 구성으로 연주를 많이 하고 있으니 많이 들으러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뮤지션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는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 시인의 삶이 시로 표현되는 것처럼 음악가의 삶은 음악으로 표현된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재즈 선율을 입은 그의 멋진 일상을 더욱 가까이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