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여자들에게선 뒤를 돌아보게 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유난히 치장한 것 같지도 않고, 진한 향수 냄새를 풍기는 것도 아닌데 절로 눈길이 간다. 그녀들의 말투, 표정, 체형, 사고방식 등이 패션 아이템과 어우러져 묘하게 사람을 이끄는 감성으로 재탄생된다. 이것이 프렌치 시크, 즉 파리지엔 스타일이다.
<프렌치 시크>의 첫 문장이다.
다양한 패션 채널에서 파리지엔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면서도 그에 대한 정의나 설명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  
 
그런 아쉬움과 자신만의 개성이 부족한 한국 여성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권희경은 그렇게 책을 내게 되었다. 
그녀 스스로도 무심한 듯, 시크한 파리지엔의 감성을 타고난 여인이었다. 중학생 시절 내내 자신의 머리를 직접 잘랐는데 일직선으로 맞춰 잘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전혀 없었다. 삐뚤빼뚤한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멋이라 생각했을 정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유행 지난 청바지로 가방을 만들고 락스를 군데군데 묻혀 워싱 데님 효과까지 냈다고. 그런데 그녀의 관심사는 패션이나 외모에만 그치지 않았다. 
 
한글을 겨우 깨우쳤을 무렵부터 글쓰기를 시작, 초등학생 시절의 일기장은 시나 콩트, 소설 등으로 채워졌고 학예회 때는 연극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 그것은 의무감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과 같아서 뭐든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단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국문과와 의상학과 중 고민하다가 결국 국문과를 선택했지만 패션에 대한 열정은 늘 한결 같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가장 좋아하는 일 두 가지를 동시에 하게 된 권희경. 

“패션이나 문학이 전혀 다른 것은 아니에요. 감성적이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 있죠. 여성들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한 심리적인 요소들은 충분히 문학으로 결부될 수 있으니까요.” 
 
파리에는 유학 중인 남편 때문에 가게 되었지만 그 도시에 몇 년간 머물렀던 것은 그녀에게 오히려 커다란 기회였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된 것은 물론 보다 다양한 경험과 동시에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으니까.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오디션을 통해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이나 프랑스 영화 <내 아이들의 아버지>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작은 기회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고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에너지를 가지려고 노력한 덕분이었다. 그녀가 가장 파리지엔답다고 생각하는 제인 버킨처럼. 중국과 대만에서도 그녀의 책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터라 조만간 수출을 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는 그녀는 곧 출간될 <카페 파리>에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책 구상에 들어갔다. 언젠가는 박완서나 공지영 작가처럼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소설가가 되길 꿈꾸는 권희경. 열정적이기에 그녀의 꿈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 믿으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출처 : Heren 7월호